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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농사를 하는 데는 물이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주로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빗물이 논농사에 넉넉할 만큼 항상 충분히 내리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퍽 오랜 옛날부터 저수지를 만들었던 것이다. 같은 저수지라도 흐르는 시냇물을 막아서 물을 고이게 하기도 하고 혹은 평지를 깊게 파헤쳐서 땅밑으로부터 솟아나는 물을 고이게 하기도 하였다.
적어도 삼국시대에 들어서면 나라에서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이러한 저수지를 많이 만들었다. 지금도 그 자취가 남아있는 전라도 김제의 벽골제는 그 대표적인 것인데 김제라는 이름도 이 저수지가 있기 때문에 생긴 지명이다.
대개 제라는 글자가 붙은 지방에는 그러한 저수지가 오랜 옛날부터 있었다고 생각해도 틀림이 없다. 기계가 발달하지 못하였을 때라 저수지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따라서 많은 논에 물을 댈 수 있으리만큼 충분한 저수지가 만들어지지는 못하였다. 훨씬 뒤에까지 논농사에 필요한 물은 빗물이나 혹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에 의존하였다.
산골짜기에서는 흔히 일년 내내 쉬지 않고 졸졸 흘러내리는 시냇물이 있어서 그런 곳에 논을 풀면 흉년을 모르는 훌륭한 논농사가 가능하였다. 따라서 빗물에 의존하는 평지의 논보다 산골짜기의 논이 더 좋고 값도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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